생명칼럼

[나, 소중해!] 태아의 일기(6) 3달 - 손가락, 발가락이 꼬물꼬물

관리자 | 2009.01.29 09:36 | 조회 1665

[나, 소중해!] 태아의 일기(6) 3달 - 손가락, 발가락이 꼬물꼬물


엄마 뱃속에서 산지 세 달이 되면 엄마는 나 때문에 입덧을 아주 심하게 해.
 입덧이란 엄마가 아이를 밴 지 한 달부터 석 달 사이에,
 "왝 왝-"
 하고 구역질하는 거란다. 뭐, 아빠도 그런다구? 그건 술을 많이 드셔서 그런 거야. 입덧을 하면 입맛이 떨어지고 몸이 약해져. 왜 엄마한테 그런 고통을 주냐구?
 내가 엄마 뱃속에서 자리를 잘 잡으려 하는 거야. 내가 엄마 뱃속에 있는데, 만에 하나 엄마가 뱃속에 있는 나를 잊고, 나를 안 가졌을 때처럼 아무거나 먹고, 또 엄마 편한 대로 한다면 난 어떻게 되겠니? 나는 엄마 뱃속에서 오직 엄마만 믿고 사는데 말이야. 그래서 좀 안된 일이기는 하지만, 엄마에게 몸조심하고 내게 관심을 가져 달라고 딴죽을 거는 거야. 그래야 내가 엄마한테 잘 보호받으면서 잘 자랄 게 아냐. 또 다른 사람들도 엄마에게 관심을 가지잖아.
 이때쯤 내 키는 9㎝ 쯤이고, 몸 무게는 20g 쯤이야.
 보통 핸드폰이나 명함 키가 9㎝이고, 달걀 한 개의 무게가 50g쯤이니까 내가 얼만한지 짐작이 가겠지.
 왜 두 달 되었을 때, 코와 귀 또 입이 생길 자리에 구멍이 나 있다고 했잖아. 그 자리에 찰흙으로 모양을 빚은 듯한 눈과 코 모양이 생기고 꼬물꼬물 손가락과 발가락도 생겨. 특히나 발가락이 많이 자라 11주가 되면 거의 갓 태어난 아기들 발가락과 똑같아.
 내 머리 크기가 몸 절반 정도였잖아. 이젠 머리를 뺀 내 하반신도 점점 발달해. 물고기처럼 몸 끝에 달렸던 꼬리가 없어져. 그리고 이제 나도 물고기 새끼처럼 생겼던 모습에서 제법 엄마랑 아빠 닮은 모습으로 변하게 된단다.
 이때 나는 다른 때보다 아주 크게 자라. 그러니까 한 배도 아닌 그렇다고 두 배도 아닌 무려 네 배나 크게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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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0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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