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나, 소중해!] 태아일기(11)-5달- 엄마 아빠, 싸우면 싫어!

관리자 | 2009.03.05 10:32 | 조회 1566

"[나, 소중해!] 태아일기(11)-5달- 엄마 아빠, 싸우면 싫어! "


김원석 글 / 김복태 그림


다섯 달에 접어들면 엄마 아랫배가 눈에 띄게 불러와.
 엄마는 배 안에서 노는 나를 느낄 수가 있대.
 이때쯤 내 키는 약 20-25㎝이야, 그러니까 여름에 극성맞게 달려드는 모기를 쫓는 모기약 있잖아. "칙-" 뿌리는 그 모기약 통 키가 약 25㎝니까 내 키가 그 정도야. 몸무게는 약 300g이고.
 나는 손발을 구부렸다 폈다 하면서 양수 속에서 힘차게 돌아다녀. 엄마는 내가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을 껄.
 엄마는 내가 움직이는 것을 마치 거품이 부글거린다거나, 나비나 작은 물고기 같은 것들이 날아다니거나 헤엄치는 것처럼 느껴진다지.
 나는 손가락을 막대 사탕처럼 쪽쪽 빨아.
 눈을 보호하려 눈은 감고 있고.
 나는 바깥에서 나는 소리도 잘 들을 수는 없지만 느낌으로 다 알아. 엄마가 무슨 음악을 듣는 가, 또 아빠가 엄마에게 소곤대는 얘기. 어느 누구든 내게 하는 소리를 느낌으로 다 알 수 있어. 특히나 내게 나쁜 말을 하는 것은 더 잘 듣걸랑. 느끼고 들을 수 있는 것 뿐만이 아냐. 나는 그것들을 다 머리에 담았다가 기억할 수가 있어.
 "여보, 오늘 회사에서 일하느라 고생이 많으셨죠?"
 "아냐, 당신이 우리 아기와 함께 더 고생이 많았어. 사랑해, 여보."
 나는 엄마와 아빠가 이런 말을 하며 서로 배려해 주는 마음이 가득 담긴 다정한 목소리 듣기를 원해. 태교 한다고 들려주는 음악도 중요하지만, 엄마와 아빠 또 식구들이 하는 다정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 마음을 얼마나 많이 움직이게 하는지 몰라.
 "쉿- 또 아빠가 오셨잖아? 아빠 안녕."
 아빠가 엄마를 사랑하는 것 만큼 나는 행복해요. 아빠!
[평화신문]  2009. 01. 11발행 [1002호]
twitter facebook
댓글 (0)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