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생명살림 윤리백신 (5) 생명의 복음 (5)

관리자 | 2012.02.06 15:58 | 조회 1800

생명살림 윤리백신 (5) 생명의 복음 (5)

삶의 모순 직접 살며 생명 증거한 예수

 

가톨릭신문   2011-11-13   [제2770호, 18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생명의 복음」(Evagelium vitae) 제2장은 ‘나는 그들이 생명을 얻게 하려고 왔다’는 제목으로 생명에 관한 그리스도교의 메시지를 풀어내고 있다.

 

생명의 복음은 ‘구체적이고 인격적인 것’이라고 설명한다. 생명의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 그 자체를 선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의 복음은 인간 생명에 대한 단순한 고찰이 아니다.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사회 안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만든 계명도 아니다.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환상적인 약속은 더더욱 아니다. 생명의 복음은 예수의 언행과 인격 자체를 통해 인간 생명의 가치에 관한 완전한 진리를 알게 해준다.

 

인간은 이성적으로도 이 생명의 본질적인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생명의 복음은 창조의 시간 때부터 모든 사람들의 양심 속에 메아리쳐 왔기 때문이다.

 

생명에 관한 충만한 메시지는 구약성경에서부터 준비됐다. 구약 신앙 체험의 핵심인 출애굽 사건에서, 이스라엘은 자신의 생명이 하느님 보시기에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된다. 노예상태로부터의 해방은 주체성을 부여받은 과정이다. 불멸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과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는 말이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한 민족으로서 자기 존재 가치를 알았을 뿐 아니라, 자기 생명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인식도 성장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고통’은 신앙에 도전을 제기하고 시험에 빠지게 한다. 고통에 짓눌리는 죄 없는 사람들이 ‘왜 괴로운 자에게 생명을 주시는가? 죽고 싶지만 죽을 수조차 없어…’(욥기 3,20-21)라고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 회칙에서는 “그러나 어둠이 깊을 때조차도 신앙은 ‘신비’에 대한 신뢰와 경배에 찬 고백을 가리킨다”고 강조한다.

 

특히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 안에서 인간 생명의 불안정성에 대한 체험과 생명의 가치에 대한 긍정 사이에서 독특한 변증법을 발견하게 된다. 예수의 탄생은 첫 순간부터 불안정성으로 점철됐다. 예수의 생명은 처음부터 세상으로부터 거부되기도 했다. 세상은 아기를 찾아 죽이려 했고, 태어날 때는 머무를 방조차도 없었다. 그러나 예수는 삶의 모순과 위험을 전적으로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십자가 위에서 자신을 봉헌하신 것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새 생명의 원천이 됐다.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의 모순 속에서 살아가고, 스스로 생명을 잃는 과정을 겪는 동안 생명은 하느님의 손에 달려있다는 확신을 드러냈다.

< 주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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