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생명살림 윤리백신 (4) 생명의 복음 (4)

관리자 | 2012.02.06 16:00 | 조회 1666

생명살림 윤리백신 (4) 생명의 복음 (4)

‘하느님·인간 의식 실종’은 엄청난 비극

 

가톨릭신문    2011-11-06    [제2769호, 18면]
 

 

난치병 환자와 죽어가는 사람에게 드리운 위협도 인간 생명에 대한 현대의 위협들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고통은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는 그릇된 사회적·문화적 상황들은 고통을 무조건적으로 해결하려 하는 유혹들을 만들어낸다. 그 결과 현대인들은 고통 속에서 어떤 의미나 가치를 찾아내는데 실패한다. 오히려 어떠한 대가를 치러서라도 고통은 제거해야 한다는 사고로만 치닫는다. 게다가 장애인, 노인 등이 병을 앓을 때는 더욱 쉽게 안락사 등의 형태로 생명을 ‘제거’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생명의 복음」 제1장 ‘인간 생명에 대한 현대의 위협’ 은 생명에 대한 집단적이고 과학적인 공격들에 대해 냉철한 지적을 이어간다. 피임과 불임시술, 낙태, 심지어 안락사까지도 자유와 진보를 향한 행동의 하나로 표현하는 것 또한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생명의 복음」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러한 ‘죽음의 문화’를 배경으로 현대인들이 체험하는 가장 큰 비극은 바로 ‘하느님 의식과 인간 의식의 실종’이라고 역설한다.

 

하느님 의식이 실종될 때, 인간 의식 그 존엄성과 생명의 의식이 사라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오직 ‘행위’에만 관심을 갖고 모든 기술을 사용해 탄생과 죽음을 통제하고 지배한다. 즉 탄생과 죽음은 ‘살아내야 할’ 최우선적인 체험이 아니라 단순히 ‘소유’하거나 ‘거부’해야 할 대상이 됐다. 현대 문화에 만연한 일종의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방식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뒷받침하고 또 이끌고 있다. 때문에 ‘죽음의 문화’들을 막아내는 긍정적인 표징들을 발견하고 실천하는 노력은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다행히 많은 부부들이 자녀를 ‘혼인의 가장 뛰어난 선물’로 받아들일 준비를 갖추고 있다. 생명이 버려지지 않도록 돕는 자원봉사 단체와 후원 단체 등도 큰 몫을 한다.

 

전쟁을 막고, 사형제도를 없애가고, 삶의 질과 생태계 회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또 생명윤리학은 신자뿐 아니라 타종교인과 비신자들에게 인간 생명에 관해 근본적인 쟁점들을 포함한 윤리적인 문제들을 더욱 활발하게 알리고, 반성과 대화를 촉진하도록 이끈다.

 

세상의 어떤 것도 죽음과 삶 사이의 갈등을 긍정적으로 대면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못한다. 생명에 대한 무조건적인 선택이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에서 흘러나올 때, 충만한 종교적·도덕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은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에 대한 신앙의 문제다.

< 주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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