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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환 자살 계기로 본 교회의 역할

관리자 | 2008.12.15 22:41 | 조회 4824

 

 


[이슈점검] 안재환 자살 계기로 본 교회의 역할


자살이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했지만 한국 교회는 자살 방지 사역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자살이 용인되는 사회 현상 속에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은 참으로 중차대하다. 상담 전문가들은 교회에 전문기관과의 협력, 상담과 설교, 생명 존중 운동 전개 등을 주문하고 있다.

◇전염병보다 무서운 '자살'=지난 9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24.8명으로 1983년 조사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자살은 한국인의 사망 원인 중 4위이며, OECD 회원국 중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목회사회학 교수는 "사망 원인 가운데 4위라면 이것은 조류인플루엔자(AI) 같은 전염병보다 훨씬 심각한 사회적 질병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자살 방지를 위한 공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적어도 이 부분만큼은 한국 교회가 사회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자살 원인이 우울증과 성격, 경제적 이유 등 다양하지만 그 근본 원인은 올바른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복음을 전하는 게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는 관점에서 한국 교회가 하나 되어 기구 설립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죄보다는 보듬어야"=교회가 잘못한 사람을 정죄하기보다는 상담자의 입장에서 상처 입은 이웃을 돌보는 사역에 치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높다.

유영권 연세대 목회상담학 교수는 "교회는 '자살을 하면 지옥 간다'며 정죄에 치중하기보다 예방 차원에서 목회자들이 상담 활동을 통해 자살 충동을 없애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성장만을 강조하지 말고 본연의 목적인 생명 존중의 운동을 일으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요즘 반기독교 정서가 팽배한데 교회가 먼저 나서 생명 존중 운동을 벌이고 자살 예방 사업을 펼쳐나간다면 길거리 노방전도보다 더 좋은 전도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유 교수는 자살 방지를 위해 목회자와 교인들이 자살 징후를 보이는 이웃을 적절하게 파악하고 전문 기관에 상담을 의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자살 유가족 돌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명 존중 운동 펼쳐야"=한국 교회가 국민의식 개혁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생명의전화 하상훈 원장은 "우리 사회는 타인에 대해 폭력을 가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데는 법적 잣대를 엄하게 적용하고 있지만 정작 자기자신에 대해 폭력을 가하고 생명을 해치는 데 대해선 동정 어린 눈으로 허용하는 이중잣대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런 문화가 허용되는 한 자살은 계속 늘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하 원장은 "생명을 보존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자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기에 교회가 적극 생명 존중 운동을 펼쳐야 한다"며 "자살 예방 주간만이라도 강단에서 생명의 중요성과 자살 예방을 위한 메시지가 선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홍강의 회장은 "지역사회 종교 지도자들이 자살 예방 교육을 이수하고 자살 징후를 보이는 사람들을 미리 찾아내 자살을 막아내는 '게이트 키퍼'(gate keeper)의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교회가 자살 예방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국민일보 쿠키뉴스] 2008.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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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교회가 먼저 내민 손, 자살 위기 건진다
'자살하면 지옥간다' 보다 명쾌한 답변 제시해야, 공과에 '생명사랑' 주제 포함시켜야

탤런트 고 안재환씨의 사망 이후 지난 추석 연휴기간 동안만 연탄가스 자살로 세 명이 숨졌다. 한국자살예방협회에 따르면 2005년 이은주씨가 자살한 뒤 청소년 자살은 하루평균 0.8%에서 2.4%로 무려 3배가 급증했다. 연이은 유명연예인의 자살을 모방하는 '베르테르 효과'가 사회적으로 파장되는 가운데 교회 내 자살예방교육의 시급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안전대상'으로 분류됐던 공인들이 사망하게 되면 청소년들의 경우 자신의 일로 연계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지난 9일 발표한 '청소년 자살관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10명 중 6명 이상이 한 번 이상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살예방협회 장창민과장은 "베르테르 현상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청소년들"이라면서 "연예인을 삶의 모델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이 불의의 사고로 죽을 경우 사건을 자신과 동일시 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러한 사건이 발생된 이후엔 많은 청소년들이 설교나 성경공부 시간에 자살에 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면서 "'자살하면 지옥간다'는 막연한 도덕적 관념이나 무조건 기도하라는 답변 대신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사강습회 등을 통해 목회자 및 교사들이 자살예방교육을 우선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공과 교재안에 생명사랑과 관련된 주제를 포함시킬 것"을 주문했다.

그렇다면 미처 예방하지 못해 일어난 '기독교인의 자살'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신앙과 생활이 연결되지 못한 괴리로 인해 느끼는 죄책감 등 어떤 측면에서 기독교인들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많은 갈등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교회 내에서 자살은 금기시 되는 용어로 분류되는 것이 사실.

한국자살예방협회 이사로 활동 중인 유영권교수(연세대 신학과)는 "죽은 사람에 대한 심판은 하나님의 주권 안에 있다"며 자살한 가족구성원에 대한 정신적 충격으로 유가족들의 자살시도 또한 높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남은 유가족들을 돌보는 일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애도를 할 시간도 부족 한 유가족들을 질타하고 정죄하기 보다는 배려하고 돌보는 측면이 더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살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서는 일련의 신호를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교수는 "교회 내 확산된 개인주의로 인해 마음문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유대관계를 찾지 못해 오히려 더 큰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며 평상시에 자살의 징후를 파악하고 구역장, 목회자 상담, 전문가 의뢰 등을 통한 교회 내 적절한 예방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폐쇄적이고 제한된 범위 내에서 지역사회만을 돌보는 것이 아닌 '물 건너 생명줄 던져라'는 찬송처럼 막다른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생명의전화' 하상훈원장은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폭력을 가하고 스스로를 죽이는 행동도 하나의 큰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절대 자살해서는 안된다는 생명존중의식을 종교인들이 문화운동으로 확산시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교회가 생명문제에 발벗고 나서 실천적인 움직임을 보일때 사회로부터 존경을 회복하는 기독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생명의전화 교회협력위원회(위원장:조경열)에서는 '세계자살예방의 날'인 9월 10일을 기점으로 매년 '생명사랑 설교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는 10월 10일에는 '생명사랑 밤길걷기' 대회를 개최해 가족들이 5ㆍ10ㆍ30km 코스로 청계천이나 남산을 함께 걸으며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되새겨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정보미 jbm@kidokongbo.com
김혜미 khm@kidokongbo.com

[기독공보] 2008년 0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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