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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생명의 보금자리 ‘가정’ - 아버지 의미와 역할 (21.01.24)

관리자 | 2021.01.29 14:24 | 조회 1490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생명의 보금자리 ‘가정’ - 아버지 의미와 역할

“아버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되어 가는 겁니다”

아버지는 가정의 보호자로서 하느님의 부성 드러내는 존재
배우자와 자녀를 사랑하고 가정 책임지는 의무 지녀
기쁨과 슬픔, 희망과 고난 등 모든 일에 가정과 함께해야
사랑과 생명의 문화 만드는 아버지 역할 수행하기 위해 아버지다워지는 법 배워야



‘혼인으로 결합된 한 남자와 한 여자는 그들의 자녀들과 더불어 한 가정을 이룬다.’ 생명의 보금자리 ‘가정’의 본질에 관해 「가톨릭 교회 교리서」 2202항에 나오는 설명이다. 하느님 뜻에 따라 만난 한 남자와 한 여자는 가정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가정을 이루고, 그 안에서 부부 사랑과 자녀 출산의 책임을 지며 살아간다는 의미다. 창세기 2장 24절에서도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고 밝힘으로써 가정에 남자와 여자 즉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교회에서 이렇게 남녀의 결합 곧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정 내에서부터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기 위한 <생명의 보금자리 ‘가정’> 기획 이번 편에서는 가정 공동체 구성 주체로서 ‘아버지’의 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 하느님 부성을 드러내고 되살리는 존재

“남자는 지상에서 하느님의 부성을 드러내고 되살리며, 가족의 모든 성원의 조화있고 일치된 발전을 도모할 소명을 받았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현대 세계의 그리스도인 가정의 역할에 관한 권고 「가정 공동체」 25항에서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남성’에 대해 말하며 이렇게 밝히고 있다. 아버지는 가정의 보호자로서 하느님 아버지와 같이 배우자와 자녀를 사랑하고, 그들의 생명을 보호하며, 가정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같은 항에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잉태된 생명을 관대하게 책임지고, 아내와 함께 더욱 적극적으로 자녀 교육에 투신하며, 가정 내 일치와 안정을 도모하는 활동을 하고, 자녀들을 그리스도와 교회의 산 체험으로 끌어들이는 성숙한 그리스도인다운 생활을 보여 줌으로써만, 남자는 남편과 아버지로서 자기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 가정에 늘 현존해야

그렇다면 가정의 보호자로서 아버지는 배우자와 자녀의 생명을 보호하고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어떻게 역할을 해야 할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정의 사랑에 관한 세계주교대의원회 후속 권고 「사랑의 기쁨」 177항에서 아버지는 늘 가정에 현존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내와 가까이에서 모든 것, 곧 기쁨과 슬픔, 희망과 고난을 함께 나눠야 하고, 아이가 놀 때나 노력할 때, 편할 때나 괴로울 때, 자기 이야기를 할 때나 말이 없을 때, 용기를 내거나 두려워할 때, 방황하거나 바른 길로 되돌아올 때 등 늘 아이의 곁에서 그들의 성장에 함께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별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떤 아버지들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일, 성취에 사로잡혀 가정에 소홀, 자녀를 방치하기도 하고(「사랑의 기쁨」 176항) 자신들이 쓸모가 없거나 필요하지 않은 존재라고 느끼기도 하지만(「사랑의 기쁨」 177항), 아버지는 자녀가 현실의 한계를 깨닫도록 도와주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는 등 가정에 “필수적인 존재”(「사랑의 기쁨」 175항)라고 확언한다.

이 땅의 아버지들은 마리아와 예수를 지키고 보살핀 성 요셉처럼 책임감 있게 살아야 한다. 그림은 조르주 드 라 투르의 ‘목수 성 요셉’.


■ 자녀 발달에 아버지 역할 중대

교회에서 이렇게 아버지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가정 내 아버지 역할과 참여가 자녀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사회정신건강연구소가 2003년 발행한 연구 보고서 「아버지의 교육참여와 청소년 발달」에 따르면 아버지의 자녀 교육 참여 정도는 청소년 자녀의 자아 존중감과 우울감, 학업 태도, 학업 성적, 일탈 행동 등 발달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아버지와 상호 작용하는 정도와 물리·심리적 접근성이 높을수록 자아 존중감이 높고, 물리적 접근성이 높을수록 긍정적인 학습 태도를 갖는 등 자녀 발달에 있어 아버지 역할이 중대하다는 의미다. 특히 빈번하게 상호 작용하지 못해도, 아버지가 자신의 생활이나 행동을 파악할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있다는 느낌, 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청소년들의 일탈 행동은 억제되는 심리적 효과가 있었고, 아버지와의 신뢰 관계가 높은 청소년일수록 모든 측면에서 건전한 발달 상황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에 보고서를 펴낸 이세용·양현정 연구자는 “아버지들이 자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자녀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업이 청소년들의 건전한 발달을 위해 매우 효과적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소장 박은호 신부는 “아버지 혹은 어머니가 부재하거나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 배우자의 부담이 가중되고, 그 가정은 부모 역할이 온전히 수행되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있을 때 온전하고 효과적인 부모의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부모 가정에 대해서는 어머니가 아버지, 아버지가 어머니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자녀가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지만 “한 사람의 온전한 성장이 보다 용이하게 이뤄질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그것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존재하는 가정”이라고 밝혔다.


■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져야

때문에 교회에서는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가정의 아버지들이 아버지다워져야 한다고 거듭 당부한다. 생명의 성역인 가정을 이루기 위해 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필요한 존재이며,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가정에서 잘 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교황청 가정평의회(현 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부서)는 이와 관련해 2006년 5월 13일 발표한 문헌 「가정과 출산」 19항에서 현대 개인주의의 영향으로 아버지는 자녀보다 좀 더 나이 든 사회 구성원으로만 여겨지는 경향이 있고, 아버지와 자녀 사이의 연대성이 약화하는 경우도 있지만 “남자들은 아버지가 되는 일의 숭고함을 다시 자각해야 한다”며 “본래의 연대성을 회복하려면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지는 법을 새로이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지난해 12월 8일 성 요셉 보편교회 수호자 선포 150주년을 맞아 올해 12월 8일까지 1년간을 ‘성 요셉의 해’로 선포하고 교서 「아버지의 마음으로」를 반포하면서 아버지는 “아버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되어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녀를 낳음으로써 아버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녀를 양육하고 자녀의 삶에 대한 책임을 통해 아버지가 되어 가는 것”으로, 이 땅의 아버지들은 마리아와 예수를 지키고 보살핀 성 요셉처럼 책임감 있게 살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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