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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땅, 더이 상 괴롭히지 말아요

관리자 | 2008.12.15 22:20 | 조회 4550

▲ 산업적 농경은 땅의 황폐화를 불러왔다. 사진은 지나친 화학농업과 지구온난화로 사막화에 접어드는 지구를 압축해 보여준다.

평화신문, 2008. 02. 24발행 [958호]
"[가정생활]'사순시기 보속은 즐거운 불편으로'②, 땅을 위한 보속 "
생명의 땅, 더 이상 괴롭히지 말아요

"이 세계 어딘가에 굶주림이 있다면, 우리 성찬례는 불완전한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곤경에 처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빵을 내어주지 않는 한 '생명의 빵'을 합당하게 받을 수는 없습니다"(베드로 아루뻬 신부의 글 가운데서).

 2005년 국제연합(UN)이 펴낸 '밀레니엄 리포트'에 따르면, 산업적 농경과 심각한 수자원 남획, 지구온난화 등으로 야기된 환경오염과 지반 침하를 막지 못한다면 2050년께 지구상 모든 인구를 먹여 살릴 자원은 고갈될 것으로 예견된다.

 과학자들은 이 리포트를 통해 생태 위기와 먹을거리 고갈을 '은행 잔고 한도를 넘어 돈을 쓰는 사람'에 비유한다. 정부와 기업이 당장 이익에 눈이 멀어 지구 자원을 훼손하는 에너지 정책과 농경방식을 계속 허용한다면 인류는 다른 생명체와 함께 자멸에 이를 것이라는 경고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많은 국가들은 20세기 들어 화학농업을 통해 식량을 확보했지만, 1990년대 이후 식량 증산은 멈췄고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단작(單作)으로 각 지역 다양한 종자들이 사라졌고, 화학비료는 땅을 산성토지로 만들었고, 병충해는 더욱 극성을 부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급속한 '산업화'로 농지가 공장과 창고, 빌딩, 주택, 도로, 주차장으로 변모하면서 경작지는 1980년대를 기점으로 감소 추세다. 전 세계 농민 가운데 5억 명은 경작할 땅이 단 1㎡도 없다. 흙이 1㎝ 만들어지는 데 200년이 걸리지만 해마다 240억t의 표토가 유실되고 있다. 표토가 유실된 농토는 곧 염분이 많은 불모의 땅으로 변하고 사막화가 시작된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환경 보호는 온 인류의 과제이자 공동의 보편적 의무"(「간추린 사회교리」466)라고 강조한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고 땅을 약탈하는 화학농업, 곧 석유농업에서 벗어나 생태순환적 생명농업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 '모든 과학적, 기술적 적용의 핵심이 되는 준거는 인간과 생명체에 대한 존중'(「간추린 사회교리」459)이어야 한다는 게 교회 정신이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는 이에 올해 창조질서 보전을 위한 새로운 보속 가운데 '땅을 위한 보속'으로 먹을 만큼만 생명의 먹을거리로 밥상 차리기 등 8가지 실천사항을 제시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땅을 위한 보속 8가지 실천사항

△하루 한 끼는 가족이 모두 모여 식사하기
△먹을 만큼만 생명의 먹을거리로 밥상 차리기
△육식과 외식 줄이기
△굶고 있는 이웃을 생각하며 음식물 남기지 않기
△식당에서 먹지 않는 반찬은 반납하기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색소나 보존제, 인공감미료, 표백제, 살균제 등 식품첨가물이 들어간 먹을거리와 즉석식품(패스트푸드) 먹지 않기
△청량음료 먹지 않기
△우리 농업과 농촌, 농민을 위해 기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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