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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사형제, 본질적으로 복음 거스르는 제도”

관리자 | 2017.11.09 10:26 | 조회 3667

「가톨릭교회 교리서」 25주년 맞아
사형 관련 교리 확고히 할 뜻 밝혀

“인간 존엄성 심각하게 훼손하며 자기 과오 반성할 기회조차 뺏어 오직 하느님만이 생명을 관장”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11일 「가톨릭교회 교리서」 발간 25주년 기념식에서 참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사형제는 “복음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형제는 수행방법과 관계없이 그 자체로 복음을 거스른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10월 11일 교황청에서 열린 「가톨릭교회 교리서」 발간 25주년 기념식에 참가해, 교리서에 논의된 사형에 관한 내용이 좀 더 분명하게 사형제에 반대하는 쪽으로 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사형제도가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며 인도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사형제는 본질적으로 복음을 거스르는 일이라고 강조한 교황은 “사형은 창조주의 눈에는 언제나 신성한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뿐만 아니라 오직 하느님만이 진정한 판결을 내리고 인간의 삶을 관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교황은 “사형제는 인간의 생명을 앗아갈 뿐만 아니라 잘못을 저지른 이가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는 한편 새 삶을 시작할 기회조차 빼앗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교황은 사형제에 대한 교회 입장은 현대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와 우려에 대해 어떻게 응답하고 신앙 안에서 키워낼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사회가 심각한 범죄에 대항해 사회를 보호할 방법을 찾지 못했을 때와 사회가 미성숙했을 때 사람들은 정의를 실현하는 도구라는 명분으로 사형제를 활용했다. 실제로 교황령 안에서도 사형이 가능하기도 했다. 1870년 이래 교황령 안에서의 사형이 실행된 적은 없지만, 교황령 내 사형제도는 1969년 복자 바오로 6세 교황이 사형제를 금지하고서야 없어졌다.

1992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발간한 「가톨릭교회 교리서」 초판은 사형제를 “공권력은 범죄의 경중에 따라 형벌을 부과할 권리와 의무를 가지며, 중대 범죄의 경우 사형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97년 회칙 「생명의 복음」을 발표한 뒤에는 “범죄자의 정체와 책임에 대한 완전한 규명이 전제되고, 불의한 공격자에게서 인간 생명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유일하고 가능한 방법이 오로지 사형뿐이라면 사형에 의존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교황은 교회 가르침의 발전은 과거의 가르침을 부인하거나 가르침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교황은 “그리스도교 신앙은 수정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아무리 죄가 무겁다 하더라도 사형제는 인간존엄의 불가침성을 침해하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위 기사는 가톨릭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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