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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면 힘들다고 누구에게든 털어놓으세요!

관리자 | 2018.10.05 12:49 | 조회 3174
서울대교구 생명위 자살예방교육 지도자 1기생 사제·부제들, 현장 교육에 나서


▲ 서울대교구 오석준 신부가 동성고등학교에서 자살예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러분, 힘든 일을 털어놓는다고 죽지 않아요. 저는 신부이기에 하느님께 고백합니다. 부모님들도 몰라서 그런 거예요. 여러분, 털어놓으세요.”

9월 2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성고등학교. 서울대교구 문재현(화곡본동본당 보좌) 신부가 학생들에게 자신이 겪은 친구의 자살 이야기를 시작하자, 사뭇 진지해진다.

같은 시각 다른 반.

“힘든 일이 있을 때 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친구가 있는 사람, 손들어보세요!”(오석준 신부)

오 신부가 질문하자, 학생의 절반가량이 천천히 손을 든다.

“우리가 살면서 원하는 대로 다 되던가요? ‘힘들고 지치는데 내 힘으론 안 되고, 내가 없어지면 좋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죠?”



자살의 위험성 알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추기경) 제1기 자살예방교육 지도자로 양성된 사제 및 부제 11명이 고등학교 강단에 섰다. 자기 자신을 잊은 채 입시 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에게 생명의 가치와 자살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서 생명위원회와 학교가 마련한 자리다. 수업은 예비신학생반을 비롯한 고등학교 1, 2학년 전 학생들이 받았다.

이들은 지난 7월부터 4회에 걸쳐 신학과 영성, 철학과 심리학을 통합시킨 자살예방교육을 받고, 동영상과 사진 등을 활용해 자신만의 교안을 작성했다. 스스로 살아가는 이유를 물어보고, 걱정거리를 적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공감해주는 ‘그랬구나’ 대화법도 연습했다. 주변 친구가 자살을 생각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도와주는 법도 배웠다.

진현교(하상 바오로, 고2) 학생은 “신부님이 사는 이유를 물어봤는데, ‘그냥’이라고 답한 친구가 많았다”면서 “‘사는데 이유를 두면, 그 이유가 없어질 때 살아갈 힘이 없어진다, 어떻게든 살아있으라’고 하신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걱정을 좀 줄이며 살아야겠다”고 덧붙였다.



경쟁 체제와 학생들이 느끼는 중압감 

동성고 교장 조영관 신부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ㆍ고등학교 때까지 10여 년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공부하며 중압감을 느끼며 살아온 아이들이 많다”며 “제대로 된 정신으로 건강하게 살기 쉽지 않은 경쟁 체제 안에서 자살예방교육이 많은 도움이 됐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올바른 생명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7월, 가톨릭 생명존중교육 지도자 과정을 개설했다. 자살예방교육에 이어 부모교육 전문가를 양성할 예정이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 위 기사는 가톨릭평화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언론사 : 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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