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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에게 용기와 희망을!] (4) 가톨릭교회 내 미혼모 시설 탐방(2)

관리자 | 2019.01.09 09:51 | 조회 4040

바다의 별처럼… 엄마와 아기에게 희망 주는 삶의 동반자







“밝은 마음을 갖자”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어려울 때 기도하자”

‘미혼모들의 친정’인 인천 문학동의 ‘스텔라의 집’에 들어서자 원훈이 걸려 있다. 이제 기어 다니기 시작해 자신의 의지로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아기들이 해맑다. 봉사자 품에서 하품하는 아기도 있다. 부엌에는 소독된 젖병과 빨랫줄에 걸려 있는 가재 손수건 등 어린 아기를 키우는 여느 집과 다를 게 없다.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스텔라의 집은 2006년 문을 열었다. 망망한 바다에서 희망을 주는 ‘바다의 별’(스텔라 마리스)처럼 어려움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엄마와 아기에게 삶의 동반자가 되어 주자는 취지에서다. 현재 7명의 미혼모가 자신의 아이를 양육하며 각자 독립된 방에서 생활한다. 


1차 미혼모시설에서 분만 및 의료 혜택과 숙식 지원을 받은 후 자립이 어려운 미혼모는 스텔라의 집과 같은 2차 미혼모자 양육 공동생활시설로 옮긴다. 미혼모들은 이곳에서 건강한 자립을 목표로 양육과 관련된 교육을 받고, 진로 교육과 학력 취득 및 취업 준비 교육을 받는다. 특히 상처와 아픔이 많은 미혼모에게 심리 상담을 통해 자존감을 향상하도록 돕는다. 특히 경제관념이 없는 미혼모들이 많아 경제 수업도 진행한다. 미혼모 대부분이 밀린 휴대폰 요금, 대출이나 빚이 있다. 


스텔라의 집에는 2006년부터 10년간 312명의 아기와 엄마가 머물다 갔는데,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미혼모가 3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형극 지도사가 13명, 병원 코디네이터가 10명, 수납전문가가 8명, 정보기술자격 및 메이크업 자격증을 딴 미혼모는 4명이었다. 당장 경제적인 부분을 해결해야 하는 미혼모들은 짧은 기간에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 몰린다.


스텔라의 집에 입소 후 중도에 퇴소하는 이들도 많다. 시설장 이민숙(루카, 미리내성모성심수녀회) 수녀는 “아이를 데리고 나가 보증금 없이 월세 30~40만 원 되는 집을 구해서 나간다”면서 “노래방 도우미 같은 자신을 어려운 환경에 빠트린 그 환경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가장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스텔라의 집에는 후원금으로 운영하는 자립관이 있다. 뒤늦게 자립할 마음을 다잡았는데, 2년이 되면 퇴소해야 한다. 이렇게 자립을 위한 발돋움이 더 필요한 미혼모는 3년을 자립관에서 지낼 수 있다. 


이 수녀는 엄마들과 자주 대화를 나눈다. “지금까지 인생을 돌아보며 잘한 선택이 무엇이었는지 나눴는데, 70%가 아기를 낳아 기른 것이라고 답했어요. 지금까지 마음대로 살았는데 아기를 낳으면 나처럼 살게 하면 안 되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불우한 가정환경은 대물림되기 쉬워요. 생활이 안 바뀌는 거예요.”

이 수녀는 미혼모들에게 호소한다. “화가 난다고 성질나는 대로 아이에게 대하면, 그 아이는 오롯하게 (폭력을) 대물림받는 거야. 사춘기 돼서 아이가 집 나가면 어쩔래?” 


미혼모들에게 양육은 특히 어렵다.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경우가 드물다. 기본적인 인성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 통장 잔액은 바닥나 있다. 스텔라의 집 미혼모들은 후원자들에게 매월 7만 원을 지원받는다. 이 돈은 매달 아기 통장으로 입금된다. 2년 후 퇴소할 때 적어도 빈손으로 내보내지 말자는 뜻이다.


이 수녀는 가정폭력 등으로 고통받는 불우한 가정을 많이 봐왔다. 그는 끔찍한 고통에 처한 가정을 만나면 홀로 샤워기를 틀어 놓고 운다. 우리 사회에 아픈 가정이 많다. 미혼모 중에서도 가장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은 정신질환이 있거나 장애등급이 있는 이들이다. 이들은 시설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교회가 생명운동을 하는데, 미혼모를 지원하는 일은 두 번째에요. 일차적으로 교회가 가정을 먼저 돌봐야 합니다. 사각지대에 아픈 가정이 많습니다.”


스텔라의 집은 2016년 원가족 화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갑작스러운 임신으로, 혹은 이전부터 가족과 멀어져 단절된 채 살았던 이들에게 부모들을 만나게 해줬다. 손자녀들과 제주도 여행을 함께하면서 언 마음이 녹기 시작했다.


“손자, 손녀를 보면 마음이 달라져요. ‘이번 명절에는 집에 와라’ 하면서 점점 마음을 여는 거죠. 자식에 대한 끔찍한 마음은 다 똑같아요.” (회계 담당 이진옥 루치아 수녀)

이 수녀는 “미혼모들은 우리와 똑같은 이들”이라며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처럼 다양한 가족 구성원의 하나로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똑같은데 혼자 양육해야 하는 엄마라고 봐주길 바랍니다.”



후원 문의 : 02-727-2367 미혼모 후원캠페인 전담사무국

후원 계좌 : 우리은행 1005-303-571860 (재)천주교서울대교구

스텔라의 집 후원 및 봉사 문의 : 032-864-0055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미혼모 봄이맘의 편지



아이를 양육할 준비도 양육할 생각도 없던 제게 지난 18년 3월 22일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찾아왔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제가 임신했단 걸 전혀 모르고 있었고 그런 저는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기에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도와주는 미혼모 시설에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시설 친구들이 제게 양육인지 입양인지 물어보면 저는 확고하게 입양이라고 대답했었죠. 

그러나 봄이를 낳게 되고 다음날 봄이를 본 순간 전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내 몸에서 떨어져 나온 내 분신 같은 아이를 안았을 때 느낀 그 감정은 정말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어요. 힘을 주면 부러질 것 같은 작은 몸에 조그마한 입으로 열심히 젖을 빠는 봄이를 보며 전 이 아이를 낳은 걸 아주 조금이라도 후회하지 않았어요.

아직 젊고 하고 싶은 것도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았지만 다 포기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저 평생 봄이와 함께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많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죠. 아이를 키우려면 많은 돈이 들 테고 지낼 곳도 필요했거든요. 그렇게 스텔라의 집을 알게 되어 봄이와 함께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봄이가 최근에 저를 보며 웃어주기 시작했는데 그 미소를 보며 정말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사실 저는 그동안 참 우울해 하며 살아왔거든요. 부모님은 제가 고등학생 때 이혼을 하시고 이후에 전 아버지와 많이 싸우면서 지냈어요.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집에서 지원해 줄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전 취업을 택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부터 항상 일하며 처음 만져보는 넉넉한 돈에 신이 나 쇼핑과 동생들 밥 사주는데 빠졌습니다. 그렇게 돈 쓰는 재미에 빠져있던 저는 늘 미래가 불안하고 불투명했어요. 어릴 때 저는 참 꿈이 큰 아이였는데 어른이 되고 할 수 있는 일은 생산직이나 경리직이었죠. 전 노력하지 않았어요.(중략)

하지만 지금은 제가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저에게 작고 소중한 보물 봄이가 찾아왔고 제가 강해져야만 하는 엄마가 되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조금씩 스텔라의 집에서 자립할 수 있는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곧 회계학원에 다니며 자격증 준비도 하고 내년엔 학점은행제로 대학에 갈 생각이에요. 더 떳떳하고 더 자랑스러운 봄이의 엄마가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봄아, 부족한 나에게 찾아와 정말 멋진 엄마라는 단어를 붙여줘서 고마워.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주렴. 엄마의 모든 것을 다해서 사랑해~



봄이맘



* 위 기사는 가톨릭평화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언론사 : 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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