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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강요된 선택

관리자 | 2009.05.13 10:03 | 조회 3822

낙태, 강요된 선택

■ 취재 : 선재희

■ 촬영 : 김휴동

■ 방송 일자 : 2009. 05. 12 (화) KBS 1TV (밤) 10:00 ~ 10:50

■ 기획의도

지금까지 낙태에 대한 논의는 뱃속에서 사라지는 태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하지만 숨은 피해자가 있고 오랜 세월 말해지지 않은 상처가 있다.바로 태아를 낙태시킨 어머니들이다.낙태가 여성 개인들의 삶에 어떤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남겼는지 알아보고, 낙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알아본다.특히 임신 중 약물을 복용하면 적잖이 낙태를 하지만,축적된 데이터에 의거한 전문적인 판단을 통해 임신을 유지해야 할지 여부를 알려주는 ‘임신부 위험 관리 프로그램’(mother risk program)을 소개하고, 이 프로그램의 선구자 격인 캐나다 사례도 취재했다.낙태를 주변에서 많이들 하고 또,쉽게 할 수 있는 상황에서,그리고 낙태를 해야만 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임신을 유지하고 출산을 선택한 어머니들을 취재해 ‘자식의 의미’가 무엇인지 조명해 본다.

 

■ 방송 내용

 

1. “한국은 낙태 천국”

형법은 낙태를 금지하고 있고,1973년 제정된 모자보건법은 낙태(인공임신중절) 허용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그 허용 사유들이 지나치게 모호해 광범위하게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여 낙태를 전면 허용한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낳았다.낙태죄가 있는데도 낙태로 처벌받는 사람도 거의 없다.분만수가가 지나치게 낮아 분만만 해서는 병원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고,일부 산부인과에선 인공임신중절수술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2. 강요된 선택 그 후...

지금까지 낙태의 피해자는 사라져 가는 뱃속 태아였다.하지만 숨은 피해자가 있다.바로 낙태한 여성들이다.낙태를 경험한 우리나라 여성들은 대부분 낙태를 스스로 선택하기보다는 주변의 환경으로 인해 ‘낙태’라는 선택으로 내몰린다. 쉽게 낙태를 할 수 있는 의료환경에다 과거,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진 가족계획사업이 조장해 온 ‘소자녀관’, 출산과 육아가 야기하는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미혼 여성의 경우 학업과 진로문제, 사회적 편견 등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들이 여성들을 낙태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 상당수가 오랜 시간 육체적 고통과 죄책감, 자신감 상실, 죽은 아기에 대한 미안함 등을 안고 살아왔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들은 대놓고 말해지지 못한 채 여성 안에 깊은 상흔으로 남았다.

 

3. 정보가 곧 생명

임신 사실을 모르고 감기약, 위장약, 피임약 등 약물을 복용한 여성들은 기형아 출산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의료진과 가족으로부터 낙태를 쉽게 권유받는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낙태한 기혼여성의 12.6%는 임신 중 약물 복용 문제로 낙태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약물에 의한 장애아 발생 위험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기형 유발 약물의 근거로 삼고 있는 FDA 분류가 절대적이지 않다고 한다. 선진국들은 독자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약물을 복용한 임산부들의 임신 유지에 대해 상담해주는 ‘마더 리스크 프로그램(mother risk program)'을 운영하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지만, 많은 임산부들은 이 사실을 접하지 못하고 있어, 정보부족으로 인해 뱃속에서 사라지는 태아가 아직도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저출산 시대, 한 명 한 명 태아의 생명이 소중한 만큼, 정확한 정보로 임산부의 임신을 유지하도록 하는 이러한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야말로 실효적인 출산장려정책이 될 것이다.

 

4. 모성권이 존중받는 사회로

낙태를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임신을 유지하고 출산을 한 어머니들이 어떤 현재를 살고 있는지 조명해본다. 오남매의 어머니로 여섯째 아이 임신 당시 다운증후군 판정을 받은 한 어머니와 미혼모 사례를 통해 어려운 환경에도 출산을 선택한 어머니들에 대한 사회의 지원과 관심이 절실함을 취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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