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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집행 중단 20주년 기념 릴레이 인터뷰] (3) 더불어민주당 이상민(피델리스) 의원

관리자 | 2017.11.09 11:24 | 조회 31

“감형 없는 ‘절대적 종신형’으로… 정치권,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사형제는 하느님께 향하는 길 완전히 차단해 버리는 것”
생명의 문화 뿌리내리기 위해선 절대적 종신형 골자로 하는 사형폐지 특별법 통과시켜야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형제도를 없앤 나라는 어디일까. 역설적이게도 인권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가 아니다. 남미 베네수엘라는 150년도 더 전인 1863년 사형제를 완전히 폐지했다. 전 인구의 90%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신앙적 바탕이 컸다. 

‘교회의 맏딸’이라고 불린 프랑스는 1981년 9월 18일 모든 범죄에 대해 사형제를 없앴다. 국민 다수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당시 미테랑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이 일궈낸 결실이었다. 이후 프랑스는 유럽 전체의 사형제 폐지를 이끌며 유럽 사회가 새로운 정신과 길에 눈뜨게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년부터 유엔 인권이사회(Human Rights Council) 이사국으로 국제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인권국가의 바로미터라 할 사형제 폐지의 길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 제17대 국회 때부터 정치권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형제도 폐지운동의 최일선에 빠지지 않는 이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피델리스·59·대전 전민동본당) 국회의원이 바로 그다. 

이상민 의원은 “오늘날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사형제는 인류의 이성을 갉아먹는 불합리한 제도”라고 말한다.사진 권세희 기자

“생명의 원천은 오직 한 분 하느님이십니다. 생명에 대한 권한은 오롯이 그것을 주신 분에게만 있습니다. 사형제도는 이러한 진리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정치나 사상의 관점이 아니라 신앙적인 눈에서 사형제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냈다.

“신앙이 그다지 깊은 편은 아니지만, 잠시만 성경을 들여다보더라도 주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가르침의 핵심은 ‘사랑’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사랑의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해 하느님께로 난 길마저 없애버리는 게 사형제도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 권리를 어느 누가 가질 수 있겠습니까.” 

여느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해 사형제도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것과 달리 이 의원의 입장은 확고했다. 그의 이런 생각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내면에 뿌려져 있었던 듯했다.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시절 처음 접한 예수 그리스도는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지금껏 제 인생에서 잘한 선택 가운데 으뜸이 당신의 부르심에 응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힘겨울 때나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의지할 분이 예수님이셔서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세례도 받기 전 사법연수원 인근 서울 서초동성당을 오가며 미사 때마다 들었던 자비송은 ‘신앙 초년병’ 이상민에게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큰 울림을 남겼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나선 이들이 아니겠습니까. 주님이신 그분은 불편하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의 현장을 몸소 찾아가셨습니다. 당신의 자비로 온 세상을 덮고자 하신 분이십니다.”

그에게 하느님 체험은 바로 그런 주님을 따라 사는 것이다. 이 때문에 편리함을 앞세우는 오늘날 신앙인들의 모습이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그런 그에게 사형제를 찬성하는 모습은 자기 편의에 따라 주님의 진리마저 꿰맞추려는 시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동해복수(同害復讐)’ 차원의 사형제는 문명국가의 집단지성 차원에서 볼 때도 온당치 않은 제도입니다. 사형제도에서 오늘날 인류의 이성을 갉아먹는 불합리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른바 ‘어금니 아빠’ 사건 같은 엽기적인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죽이라”는 목소리를 높이는 대중들의 모습을 보면, 예수님께 돌을 던지며 사형을 요구하는 군중들의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는 그.

“감정적으로 흐르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서 제도적인 진전이 번번이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의 정의를 어떻게 펼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생명의 문화, 사랑의 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해 그를 비롯한 뜻있는 이들이 모아낸 지혜의 결실이 ‘절대적 종신형’이다.

“사형제도로 대표되는 ‘죽음의 문화’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 시대의 한계를 지혜롭게 돌아봐야 합니다. 교회가 감형 없는 ‘절대적 종신형’을 제안하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지난 제19대 국회 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절대적 종신형’을 골자로 하는 ‘사형폐지에 관한 특별법(안)’ 발의를 주도한 것도 이 같은 연유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런 그이기에 그리스도인다운 실천을 위한 용기를 강조한다.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더욱 고양되고 하느님께로 나아가도록 준비시키기 위해, 예지와 절제, 정의와 용기의 사추덕(四樞德)을 강조합니다. 갈수록 주님의 음성이 잦아들고 있는 이 시대에는 특별히 꿋꿋하게 그리스도의 깃발을 들고 갈 용기(Fortitudo)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용기는 어려움 중에서도 단호하고 꾸준하게 선을 추구하게 하는 힘을 주는 덕이다. 그는 우리 시대가 주는 시련과 박해를 이겨내고 주님의 길에 함께 나설 수 있는 용기를 호소하고 있는 듯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



*위 기사는 가톨릭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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